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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근환준오 댓글 0건 조회 10회 작성일 25-10-30 02:05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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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유물을 처음 접했을 때 나는 두려웠습니다. 어디까지 복원하고, 어디서 멈춰야 하는가…. 보존은 지나간 시간과 남겨진 파편 사이에서 유물이 지닌 가치와 의미를 되살려주는 일입니다.’
1970~80년대 숱한 유물들을 어루만지며 국립박물관 보존과학의 초석을 놓고 50대에 지병으로 세상을 떠난 고 이상수(1946~98) 선생의 에이아이(AI) 동영상이 전시장 들머리에서 이런 이야기를 전한 신청시 다.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에 국내 굴지의 문화유산 종합병원이 생기면서 펼쳐진 기념 전시회에서다.
이 병원의 공식 명칭은 국립중앙박물관 보존과학센터다. 박물관은 용산 이전 개관 20돌을 앞두고 추진해온 경내 보존과학센터 개관을 맞아 28일 언론 설명회를 열었다. 센터의 개관은 1976년 보존기술실 설치로 시작한 박물관의 보존 연구 사업이 씨티캐피탈주상호 반세기 지난 시점에서 과학기술과 인문학이 융합된 문화유산 연구 플랫폼으로 진화 중임을 보여주는 성과다. 유홍준 관장은 “지난 50년간 문화유산에 축적된 과학적 성과가 관련 기술, 인문학적 연구와 결합해 보존 연구의 새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국립중앙박물관 보존과 개인신용회복제도 학센터 안 직물실 모습. 연구원들이 사도세자의 딸 청연군주의 무덤에서 나온 당대 예복 ‘노의’의 먼지를 제거하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 노형석 기자
센터는 연면적 9196㎡로 대전 국립문화유산연구원 보존과학센터에 이어 국내 두번째 규모다. 유물 상태를 원격 진단하고 전문가가 실시간 지원 가능한 스마트 신용카드 원격진단실과 유물 형태를 3차원 분석하는 3D 형상분석실, 재질별 맞춤형 보존 처리를 수행하는 보존처리실, 시티(CT·컴퓨터 단층 촬영) 등 비파괴 조사 장비를 갖춘 조사실, 전자현미경 따위의 분석 장비를 활용한 분석실 등을 갖췄다. 보존과학 인력을 양성하기 위한 전문 교육실과 세미나실까지 설치해 연구와 교육, 현장 지원을 아우르는 종합 보존과학 허브를 한국장학재단 학자금대출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28일 개관한 국립중앙박물관 경내 보존과학센터 건물 전경. 노형석 기자
개관 특별전 ‘보존과학, 새로운 시작 함께하는 미래’는 센터 1층 전시실에서 내년 6월30일까지 열린다. 이날 언론에 공개된 전시회는 3부로 나누어 박물관 보존과학의 50년 여정을 되돌아보고, 과학과 기술, 사람의 이야기를 통해 미래 보존과학의 방향을 제시하는 내용으로 이뤄졌다. 1부 ‘국립중앙박물관 보존과학의 역사’는 1976년 낡은 책상과 몇몇 도구만으로 출발한 초기 연구자의 열정과 헌신을 ‘보존과학자의 방’에 재현했다. 1976년부터 지금까지 이어진 보존처리 장면들과 기록 자료를 통해 박물관 보존과학 발전사를 소개한다.
국립중앙박물관 보존과학센터 1층 개관 특별전 현장. 경주 신라 금령총 출토 기마인물형토기의 시티(CT) 투사 영상들을 선보이고 있다. 노형석 기자
2부 ‘빛으로 보는 보존과학의 세계’는 핵심 도구 ‘빛’을 활용해 눈에 보이지 않는 유물 속 이야기를 과학적으로 해석하는 방법을 내보인다. 가시광선, 자외선, 적외선, 엑스선 등 다양한 빛의 영역을 활용한 분석으로 유물 속 감춰진 이야기를 확인하는 과정들을 엿보게 해준다. 6세기 고구려 개마총 고분의 바래진 벽화를 초분광 분석을 통해 원래 모습대로 재현하는 작업과 경주 금령총 출토 기마인물형토기의 시티 영상을 조절해 다양한 각도에서 내부를 보는 작업, 목조여래좌상의 시티 조사와 불상 몸체 속 복장물을 해체하는 보존처리 전 과정을 영상에 담아 과학적 보존처리의 진면목을 살필 수 있다.
3부 ‘보존과학이 열어가는 새로운 미래’에서는 1924년 경주 식리총 출토 금동신발을 3D 스캔, 시티, 현미경 등으로 분석해 디지털로 재현하는 모습이 펼쳐진다. 별도 보관돼온 식리총 출토 신발 잔편들을 디지털 기술로 결합해 100년 만에 완전한 형태로 재현하고 주조 성형과 U(유)자형 고리 구조 등의 제작기법을 밝히는 과정도 살필 수 있다.
국립중앙박물관 보존과학센터 2층의 금속 1실 모습. 허일권 학예연구사가 표면 분석 기기 아래 놓인 고려시대 작은 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노형석 기자
박물관이 50여년간 축적해온 보존 데이터를 인공지능 기술과 결합시킨 ‘디지털 보존과학 시스템’을 기반으로, 가상 복원, 원격 진단 등 다중 기능을 활용하는 미래 보존과학 비전을 보여주는 말미 전시 영역도 눈길을 끈다.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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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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