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화혈색소 검사는 병원에서 정맥 채혈 검사를 통해 진행한다.


당뇨병 환자 수가 빠르게 늘고 있지만, 정작 당뇨병과 당뇨병 전 단계에서 혈당 관리에 소홀한 경우가 적잖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의들은 "공복혈당 검사 결과가 괜찮아도 당화혈색소 검사 결과 당뇨병을 진단받는 경우도 있어, '숨은 당뇨병'을 조기 진단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과연 당화혈색소란 무엇이고, 혈당을 관리할 때 이 지표가 중요한 이유는 뭘까.
당화혈색소(HbA1c)는 혈액 속에 포도당(혈당)이 많아져 적혈구에 있는 혈색소(헤모글로빈)에 포도당이 달라붙은 상태를 말한다. 혈액에는 수명이 120일 정도인 적혈구가 존재하는데, 이 적혈구 안에 있는 혈색소가 포도코스닥우량주
당과 결합한 게 당화혈색소다. 혈당이 잘 조절되지 않는 당뇨병 환자에게서 당화혈색소 수치가 증가한다.
당화혈색소는 지난 2~3개월간의 평균 혈당 관리 상태를 파악할 수 있는 지표다. 쉽게 말해 2~3개월간의 혈당 성적표인 셈이다. 여느 혈당 검사는 식이·흡연·커피·운동 등 음식·환경으로 인해 혈당이 변하고, 그로 인해 검사 결과가 정확하2010주식
지 않을 수 있다. 반면 당화혈색소 검사는 최근의 운동, 음식 섭취에 영향을 받지 않아 혈당 조절을 평가하는 유용한 기준으로 사용된다.
당뇨병 진료 지침에 따르면 당뇨병 환자는 연간 2∼4회(3개월 간격)의 정기적인 당화혈색소 검사가 권고된다. 하지만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당뇨병 환자(439만8000명) 가운데 28.1%TIGER삼성그룹 주식
(123만6000명)이 당화혈색소 검사를 1년에 한 번도 받지 않거나 단 1회만 받는 데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한 사람의 혈당 수치(왼쪽)와 당뇨병 환자의 혈당 조절 목표치(오른쪽). /자료=대한당뇨병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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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화혈색소의 정상 범위는 4~5.7%다. 5.8~6.4%일 땐 당뇨병 전 단계, 6.5% 이상일 땐 당뇨병으로 진단한다. 평균 혈당이 30㎎/㎗ 정도 오르면 당화혈색소가 1% 상승한다. 당화혈색소 수치가 오를수록 당뇨병 합병증 발생 위험도도 덩달아 증가한다. 당뇨병으로 인한 합병증 환자 83명 가운데 46.9%가 당뇨병 진단 후 5년 내 합병증을 경험했다는릴게임 코리아
조사 결과가 있다. 그중 '눈 망막 이상'이 가장 많았다.
당뇨병이 망가뜨리는 또 다른 부위가 콩팥이다. 대한신장학회가 만성 신부전 환자의 원인 질환을 조사한 결과, 당뇨병성 신증(38.5%)이 가장 많았고 고혈압성 사구체 경화증(16.9%), 만성 사구체신염(14.5%) 순으로 많았다. 당뇨병을 앓는 말기 신부전 환자의 5년 생존율(2001~2005)은 39.9%로 비 당뇨병 환자(65.1%) 및 암 환자(49.5%)의 5년 생존율보다 낮았다. 만성 신부전은 콩팥이 제 기능을 못 하는 것으로 콩팥 기능이 90% 이상 상실되면 말기 신부전증에 이르러 혈액투석 등 치료를 받아야 해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진다.
가천대 길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김병준 교수는 "당뇨병 환자는 핏속에 너무 많은 당 성분이 단백질과 결합해 '당화 단백'을 형성하는데, 이게 콩팥 혈관을 굳게 만들어 당뇨병성 신부전증을 유발한다"고 경고했다. 당화혈색소를 1%만 낮추면 당뇨병 치료와 관련된 사망 위험을 21% 낮아진다. 또 당뇨병 합병증인 하지 궤양과 살이 썩는 말초혈관질환은 43%, 당뇨병성 망막병증이나 당뇨병성 신증 등 미세혈관 질환은 37%를 줄일 수 있다.
집에서 스스로 측정할 수 있는 공복혈당과 달리, 당화혈색소는 전문검사 기기가 필요하므로 반드시 병원에서 측정해야 알 수 있다. 당뇨병으로 이미 진단받았거나, 진단받지 않은 사람 모두 건강검진 결과지에서 당화혈색소 수치를 확인해야 하는 이유다.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내분비내과 문신제 교수는 "당뇨병 환자는 대개 자가혈당측정기를 사용해 혈당을 관리하는데, 이는 단기간의 생활 변화만으로 환자들이 방심하기 쉽고 관리에 소홀할 수 있다는 맹점이 있다"며 "평소 자가혈당측정기로 혈당을 관리하더라도 1년에 4~6회는 당화혈색소를 검사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공복 혈당'이나 '식후 2시간 혈당' 수치와 비교했을 때, 당화혈색소는 식사나 신체 활동량의 영향을 받지 않고 과거 혈당의 평균치를 알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공복 혈당과 식후 2시간 혈당은 스트레스 지수가 높거나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 평소보다 일시적으로 높게 나올 수 있다.
그러나 당화혈색소 검사만으로는 혈당의 변동 폭을 알 수 없다. 혈당이 조절되지 않는 사람이 하루 중 저혈당과 고혈당을 넘나들어도 그 변화를 알 수 없다. 게다가 당화혈색소 수치는 당뇨병, 당뇨병성 케톤산증, 신부전 등의 질병이 있을 때 증가하며, 장기간 저혈당 상태, 이상 헤모글로빈증, 빈혈이 있으면 수치가 감소한다. 이런 한계 때문에 당화혈색소 검사와 공복 혈당 검사를 함께 받아야 혈당 조절 상태를 판단할 수 있다.
정심교 기자 simkyo@mt.co.kr